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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6. 전 소유자가 임차인으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 낙찰자가 임차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
부동산 경매사건에서 소유자 겸 채무자가 임차인으로 등재된 경우, 낙찰자가 임차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는 낙찰자가 보증금을 인수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유사한 사례'로 오해할 수 있다.
매매 후 임대차 계약의 경우(매매와 동시에 임대차 계약 체결)
A가 B에게 주택을 매도하면서, 동시에 A가 B로부터 주택을 다시 임차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A는 전 소유자이면서 현 임차인이 된다. 소유권과 임차권은 엄연히 다른 권리이다. A가 소유권을 상실하고 B에게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쳐주었다면, A는 더 이상 소유자가 아니며 B의 소유물에 대한 정당한 임차인으로서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 만약 B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이후 채무를 갚지 못해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전 소유자였던 A는 임차인으로서의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다. A의 전입신고가 B의 근저당권 설정 등기보다 앞서면 낙찰자가 보증금을 인수해야 한다.
이러한경우 대법원 판례는 전 소유자인 A가 임차인으로서의 대항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3다12717 판결).
227. 소유자와 채무자가 다른 경우 채무자가 대항력의 요건(전입신고, 확정일자)을 갖추면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소유자(임대인)와 임차인(채무자)이 다르기 때문에 임대차 계약의 기본 요건이 충족된다.
부동산 소유자는 A인데, 채무자는 B인 경우이다. B가 A의 동의를 얻어 부동산을 임차하고 거주하는 경우 판례는 채무자인 B는 소유자가 아니므로, 소유자인 A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대항력을 갖추면 유효한 임차인으로 인정하고 있다.
경매가 진행될 때 채무자인 B는 소유자가 아니므로 임차인으로서 배당을 요구하거나, 대항력의 요건(전입신고, 확정일자)을 갖추면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부동산의 소유자가 아닌 제3자(채무자 B)가 소유자(A)의 동의를 얻어 주택을 임차하고 주민등록을 마친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취득할 수 있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에게 주민등록이라는 공시 방법을 갖추도록 하여 제3자에게 임차권의 존재를 명확히 알리려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며, 소유자가 임대차계약을 승낙한 이상 그 임대차는 유효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70248 판결).
228. 주택 소유자의 배우자가 임차인인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 대상인 임차인은 타인의 주택을 빌려 쓰는 사람이므로, 소유자와 생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배우자는 임차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판례의 태도이다.
부부는 일상 가사 대리권 등을 통해 주택을 공동으로 사용·수익할 권한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부 중 일방이 단독 소유하는 주택에 대해 다른 일방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주민등록을 이전하더라도,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하는 대항력을 갖춘 임대차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배우자는 소유자와 주거를 같이하는 자로서 주택의 사용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별도의 임대차 계약을 통해 법적 보호를 받을 필요성이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부동산 소유자는 남편 A인데, 아내 B가 남편 A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거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배우자는 소유자와 주거를 함께 하는 사람이므로, 별도의 임대차 계약을 맺었더라도 임차인으로서의 대항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다48087 판결).
하지만 예외적으로 사실혼 관계에 있는 경우나, 이혼 후에도 전 배우자가 임차인으로 거주하는 경우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임차인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한편 자녀가 주택 소유자인 부모와 함께 거주하며 임대차 계약을 맺은 경우,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다.
부모와 자녀는 한 가구를 이루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주택의 소유자와 거주자가 동일한 생활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항력은 제3자에게 임차권의 존재를 명확히 알리기 위한 공시 방법이다. 부모와 자녀 간의 계약은 외부의 제3자에게 임대차 관계를 공시할 필요가 적으며, 오히려 가장 임대차를 통해 강제집행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판례는 부모와 자녀 간의 주택 임대차를 실질적인 임대차 관계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자녀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으로서의 대항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70248 판결).
그러나 매우 예외적으로 실질적인 임대차 관계가 명확히 인정된다면 대항력을 주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녀가 성인이 되어 부모와 완전히 독립된 경제생활을 하고, 보증금 및 월세를 시세에 맞게 지급하는 등 일반적인 임대차 관계와 동일한 요건을 갖추었음이 명백히 입증된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
229. 자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 대항력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대항력의 요건인 '주민등록'은 임차인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 등 가족의 주민등록을 포함한다. 즉, 임대차 계약의 당사자는 부모이지만, 실제 거주하고 전입신고를 한 사람이 그 자녀일 경우에도 그 주택에 대한 대항력을 갖춘 것으로 인정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다30338 판결). 이 판결은 임차인 본인이 일시적으로 전출하더라도 가족이 계속 거주하며 주민등록을 유지하고 있다면 대항력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확립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는 자녀가 임차인으로 있는 경우에도 대항력을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는 자녀가 '임차인'으로서 주택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임차인인 부모의 가족으로서 함께 거주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부동산 소유자인 부모'와 '임차인인 자녀'가 직접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자녀가 이에 대한 대항력을 주장하는 경우 판례는 진정한 임대차 계약의 성립 여부를 매우 엄격하게 판단한다.
부모와 자녀는 사회 통념상 주거의 공동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단순한 서류상 계약으로는 대항력을 인정받기 어렵다.
대항력이 인정되려면 보증금 및 월세가 실제로 지급되었는지, 자녀가 부모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하는지 등 객관적인 증거가 명확하게 입증되어야 한다. 만약 형식적인 임대차 계약으로 강제집행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는 가장임대차로 간주되어 대항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자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 대항력을 인정하는 판례는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85006 판결이다.
해당 판례는 '임차인인 자녀'가 '소유자인 부모'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이 계약의 대항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임대차 계약이 형식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도 유효해야 한다. 또한 자녀가 부모에게 보증금과 월세를 실제로 지급했는지 입증해야 한다. 단순히 서류상으로만 기재된 것이 아니라, 통장 거래 내역 등을 통해 실제 금전이 오고 갔다는 증거가 중요하다.
임차인인 자녀가 부모와 독립적인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단순히 주민등록상 주소만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생활비나 경제적 활동이 분리되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경우, 부모와 자녀 간의 임대차 계약이라도 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이 인정될 수 있다.
230. 경매물건에 사업자등록을 한 소유자 또는 채무자가 임차인으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
부동산 경매 물건에 소유자 또는 채무자가 임차인으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 해당 인물을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매우 중요한 법률적 쟁점이다.
경매물건의 상가건물임대차 현황서에 소유자(채무자)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미술 대표자 김형대가 임차인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김형대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임대차 계약의 성립 요건에서 임대차 계약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다른 지위에 있어야 성립한다. 임차인은 타인의 부동산을 빌려 사용하는 대가로 차임을 지급하는 사람이며, 임대인은 그 부동산의 소유자로서 임차인에게 사용·수익하게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을 자신에게 임대하는 계약은 법률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
민법 제187조 (등기를 요하지 아니하는 부동산물권취득)에서 소유권과 임차권은 서로 다른 권리이다. 소유자는 부동산을 배타적으로 사용, 수익,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소유권에는 임차인이 가지는 사용·수익권이 이미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소유자가 이중으로 임차권을 가질 필요가 없고, 소유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임차인으로서의 지위는 무의미하다.
경매는 채권자의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법적 절차이다. 만약 소유자가 임차인으로서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다면, 이는 실제 임차인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허위로 보증금을 설정하여 채권자의 배당금을 가로채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이는 경매 제도의 공정성을 해치고,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래서 대법원 판례는 일관되게 소유자의 임차인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법원 2002다28052 판결에서 주택의 소유자가 그 주택을 타인에게 임대한 후, 그 임차인이 다시 소유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거주하는 경우, 소유자는 임차인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또 다른 대법원 1999다48593 판결에서도 채무자가 경매개시결정 이후에 임차인으로서의 지위를 주장하며 배당요구를 하였으나, 법원은 채무자의 임차인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따라서, 해당 경매물건의 경우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미술 대표자 김형대는 소유자(채무자)이므로, 상가건물임대차 현황서에 등재된 보증금 7,000,000원에 대해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경매 절차에서 배당을 요구하더라도 배당받을 수 없고, 낙찰자에게 보증금 반환을 주장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이 소유자 겸 채무자는 임차인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소유자(채무자)가 아닌 제3자(배우자(사실혼 이나 이혼), 자녀 등)가 소유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거주하는 경우, 이 제3자는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경우 낙찰자가 그 임차보증금을 인수해야 할 수도 있다.
231. 소유자 겸 임차인이 최선순위 근저당보다 먼저 사업자등록을 하고 직접 스크린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 낙찰자의 임차인 보증금 인수여부
스크린골프연습장 낙찰 시 보증금 인수 여부는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 볼 수 있다.
소유자 겸 임차인이 스크린골프연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 낙찰자가 보증금을 인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민법상 '혼동의 법리' 적용 여부에 따라 의견이 갈릴 수 있다.
민법
[시행 2025. 1. 31.] [법률 제20432호, 2024. 9. 20., 일부개정]
제191조(혼동으로 인한 물권의 소멸) ①동일한 물건에 대한 소유권과 다른 물권이 동일한 사람에게 귀속한 때에는 다른 물권은 소멸한다. 그러나 그 물권이 제삼자의 권리의 목적이 된 때에는 소멸하지 아니한다.②전항의 규정은 소유권이외의 물권과 그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권리가 동일한 사람에게 귀속한 경우에 준용한다. ③점유권에 관하여는 전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제507조(혼동의 요건, 효과)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한 때에는 채권은 소멸한다. 그러나 그 채권이 제삼자의 권리의 목적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과거에는 소유자와 임차인 지위의 혼동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임대차 관계의 실질을 중시하여 소유자가 임차인 지위에서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다는 판례(이는 일반적인 '혼동의 법리'의 예외를 인정하는 판례의 흐름을 언급한 것이다). 특히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임차인의 지위를 먼저 취득하고 대항 요건을 갖춘 후 소유권을 취득한 경우" 에 대항력을 인정하는 판례가 있다. 이러한 경우는 엄밀히 말해 '소유자 겸 임차인'이 동시에 되는 상황이 아니라, 임차인의 지위를 먼저 가지고 있던 사람이 나중에 소유권을 취득하여 일시적으로 '혼동'의 상황에 놓이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도 제3자의 권리(예: 후순위 근저당권)가 있는 경우에는 혼동으로 인한 임차권 소멸을 부정하여 임차인을 보호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대법원 판례는 대법원 2001. 5. 15. 선고 2000다12693 판결이 있다.
판결 요지 (일부 발췌) :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과 임차권이 동일인에게 귀속하게 된 때에도 그 임차권이 대항요건을 갖추고 있고, 그 대항요건을 갖춘 후에 저당권이 설정된 때에는 민법 제191조 제1항 단서를 준용하여 임차권은 소멸하지 않는다.“
민법
[시행 2025. 1. 31.] [법률 제20432호, 2024. 9. 20., 일부개정]
제191조(혼동으로 인한 물권의 소멸) ①동일한 물건에 대한 소유권과 다른 물권이 동일한 사람에게 귀속한 때에는 다른 물권은 소멸한다. 그러나 그 물권이 제삼자의 권리의 목적이 된 때에는 소멸하지 아니한다.
이 판례의 의미 : 이 판례는 소유권과 임차권이 동일인에게 귀속되어 혼동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차권이 대항요건(주민등록 또는 사업자등록 및 점유)을 갖추고 그 대항요건을 갖춘 후 저당권이 설정된 경우(즉, 임차권이 저당권보다 선순위인 경우)에는 임차권이 소멸하지 않고 존속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민법 제191조 제1항 단서(혼동으로 소멸할 권리가 제3자의 권리의 목적이 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의 취지를 확장하여, 임차인의 대항력이 제3자인 저당권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도 혼동의 예외를 인정하여 임차인을 보호하려는 경향을 보여준다.
부동산태인 칼럼니스트 경남대학교 법학박사 김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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